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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 제1화

_현달님 2020. 10. 14. 18:33

정신병 제1화


일주일 동안 아무일이 없었다..
편의점 사건도 잘 해결했고 그 새끼들 몸값도 받았다.
저번엔 처리하는게 까다롭다고 해서 작업료를 많이 뜯어 가던데 이번엔 물건들이 싱싱하다고 작업료를 적게 뜯어갔다...뭐 그거야 아무 상관없다..

나를 처음보는 사람들은 나보고 친구가 있냐고 물어보는데 뭐...나도 친구가 있다, 매년 동창회에도 참석하고 그러긴 한다...근데 뭐 나가서 술만 마시다가 누가 말걸어주면 거기에 대답만 하는 정도고..인싸처럼 막 나대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동창회 나오는 녀석들도 내 성격을 아니까 뭐 그냥 그려려니 한다...오늘이 1년에 한번 열리는 동창회 날이다보니 넋두리가 길었다...

난 동창회나 어디 약속을 갈 때 검은색 정장을 입고 나간다..뭐 옷이 많은 것도 아니고 뭐 입을까 고민하는 것도 싫고 해서 어디 나갈 때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나간다.

약속 장소에 들어가니 먼저 온 녀석들이 나를 반겨주었다

(딸랑)

동문1 : 어이~ 이쪽이야~
동문2 : 오늘도 역시나 정장을 입고 나타나셨구만 ㅋㅋㅋ

동문3 : 1년만에 또 만났네? 매년 와줘서 고맙다..잘 놀다가라

그렇게 녀석들과 간단한 인사를 하고 혼자 조용히 있는데 한녀석이 나한테 다가와 묻는다

동문1 : 야야 성진아...나 궁금한 게 있는데..넌 항상 나올 때 마다 왜 정장만 입고 오는거야?

성진 : ....입을 옷도 별로 없고 정장이 편해서..

동문1 : 아 그렇구나~ 넌 무슨 일하는데? 난 학원 하나 운영하고 있어~ㅎ

성진 : ...난 그냥 이것저것 하고 있어..아 나 이번에 편의점 하나 오픈했는데 놀러오고 싶으면 놀러와..

동문1 : 오~ 진짜? 그거 돈 많이 들어가던데 너 돈 열심히 모았나 보네~ 편의점도 차리고ㅋㅋ

이녀석은 학교 다닐 때 내 뒷자리에 앉았는데 나랑 별로 안친했다..근데 왜 지금에서야 나한테 말을 걸고 친하게 지내는지 모르겠다...그리고 돈 모아서 뭘하던 뭔 상관인지 모르겠다..내가 그런것도 한다니까 우습게 보여서 한 말인가..?

성진 : 야 나 그만갈께..잘들놀고 다음에 보자~

동문2 : 에?? 벌써가게??? 좀 더 있다가~ 있다가 노래방도 갈건데ㅎㅎ

성진 : 아냐 나 몸도 피곤하고 다른 할일도 많아서...다음에 보자~

동문 1 : 저 새끼는 항상 먼저가냐...정장 입으니까 지가 뭐라도 된 줄 아는 모양이네...야 이새끼야! 니가 편의점 고작 그거 한다고 세상이 우습게 보이나 본데!! 너 똑바로 살아라 진짜!!

동문3 : 야야 너 많이 취했다...성진이가 피곤하고 할일도 있다고 하쟎냐...넌 왜 쓸대없는 말을 해가지고 분위기 갑분싸를 만드냐..에휴

아까 질문하던 녀석이 나에게 뭔가 마음이 안드는 게 보였는지 내가 일찍 간다고 하니까 비아냥 대듯이 말을 한다...난 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별 미친놈을 다 보겠네 생각하면서 나왔다

밖을 나오니 저녁이 되었다...음식점에서 나오는 맛있는 음식냄새와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 네온사인 간판에서 나오는 불빛..그리고 거리에 지나다니는 행복해보이는 사람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길거리에 지나가는 사람들은 내가 봤을 때 행복해보이는데 진짜 행복한 걸까? 아니면 개같은 현실을 잠깐이라도 외면하고 싶어서 일부러 행복해보이는 표정과 말투를 하는걸까?

내 자신이 행복한가? 라고 질문을 한다면 난 아니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면 내 현실이 이러지는 않았지...
어렸을 때는 정말 우울하고 그래서 늦은 밤에 혼자 산에 올라가서 짐승이나 그런 걸 일부러 찾아다녔다..

죽고 싶은 마음이야 있었지만 시도 할려고 하면 뭔가 무서웠다...그래서 짐승에 물려 죽거나 아니면 누구랑 싸우다가 맞아 죽거나 병으로 죽거나 한다면 적어도 내가 자살을 하지 않고 죽었다라고 소문이 날테니까...

누구도 날 이상한 사람 취급하지 않을거라 생각했다..물론 요즘은 산에 올라가는 것 자체가 귀찮다...그리고 무엇보다도 요즘은 산 아래에서 입장료를 거의 다 받더라..

암튼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집에 가까워지는데 골목길 안에서 고딩 3명이 담배를 피고 있었다..뭐 나는 그냥 가던대로 집에 가는길이였으니까 그 고딩들을 지나서 내 갈길을 갈려고 하는데 느낌은 느낌이다고 고딩 한명이 날 불렀다

고딩3 : 어이 정장아저씨..스탑!

성진 : 왜

고딩3 : 나 갑자기 궁금한 게 있는데 아저씨는 정장입고 이런곳 돌아다니고 말야...보통 우리보면 다들 왔던길 돌아서 가는데 아저씨는 뭔 생각인지는 몰라도 그냥 앞으로 가더라고..

성진 : ? 그게 뭐...내 갈 길가는데 문제라도 있냐?

고딩3 : 문제? 문제야 있지~ 우리 앞으로 지나갔다는거?
고딩1,2 : ㅋㅋㅋㅋㅋㅋ얔ㅋㅋ이 미친놈앜ㅋㅋㅋㅋㅋ

성진 : 그래서 너네들이 원하는게 뭔데?? 뭐 담배? 술? 돈?

고딩3 : 오올 그냥 보기엔 상남자 같을 줄 알았는데 의외네?ㅋㅋㅋ 그럼 담배하고 술하고 그리고 우리가 집을 나왔거든...그래서 오늘 하루 잠잘 곳이 필요해서...ㅋㅋ

성진 : ...그것만 해주면 되?

고딩3 : 어 일단 그것만 해주면 되고 내일 여기서 만나면 좋겠는데?ㅋㅋ

고딩1,2 : ㅋㅋㅋㅋㅋ 야 작작햌ㅋㅋㅋㅋ 저 아재 화나겠닼ㅋㅋㅋㅋㅋㅋㅋ

성진 : 아~ 그래 알았다..잠깐만 기다리면 내가 사다줄께

고딩3 : 어 빨리 갔다와야되~

오늘 뭐가 안좋은지 안좋은일만 계속 생기는데...일단 저 새끼들부터 처리 좀 하고 오랜만에 청소부 좀 불러야겠다...
일단 편의점에서 소주하고 담배, 초고추장 그리고 커터칼을 사고 다시 골목길로 갔다

고딩3 : 어?아저씨 빨리 갔다왔네? 사온 거 줘봐 확인해보게

(퍽)

고딩3이 앞으로 고개를 숙이는 순간 난 미리 꺼낸 소주병으로 머리를 한번 쳤으나 제대로 맞지 않았는지 기절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연속으로 3번을 쳤더니 그제서야 기절을 했다

뒤에 있던 나머지 애들은 나랑 눈이 마주치자마자 도망갈려고 했지만...우선 멀리있는 놈한테 소주병을 던져 기절 시키고 가까이 있는 놈은 커터칼로 목과 손 그리고 오른쪽 아킬레스 건 부터 그어서 도망을 못가게 했다

성진 : 어...나야..오랜만에 전화하네..뭐 평소처럼 일이 생겨서 전화했어..청소부 3명만 보내줘...돈은 보냈어..장소는 사진찍어 보낼께...

난 고딩3명을 기절 시켰는데 한놈이 일어날려고 하는걸 내가 위에서 제압했다...

고딩1 : 윽그그그그윽..흐ㄱ..흑...아 시발..아저씨..내가 아무한테도 말안할테니까 나 먼저 보내주면 안되요?? 제발 집에 엄마 아빠가 나 찾고 있을텐데..난 형제도 없......

(퍽 퍼억)

성진 : 새끼가 뒤질려고 나한테 감성팔이를 해? 내 앞에서 가족을 말해?? 이 씹새가 더 죽여달라고 발악을 하네?

난 가족에 대해 말하는 걸 진짜 싫어한다..물론 누가 말하는 것도 싫어한다..예전에 사고로 모두 죽고 나 혼자 살아남았는데 그때 이후로 내 우울증이 증폭되서 지금의 나를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고딩 3명을 기절시킨 다음 주위를 둘러봤더니 바닥엔 피가 흥건하게 흘렀다..초고추장으로 피비린내를 없애고 그 위에 소주를 부어서 소주 냄새가 사방에 난다면 지나가는 사람들도 별 의심을 하지 않고 그냥 갈 것이다...

청소부1 : 안녕하십니까..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성진 : 어...빨리왔네? 근데 저번에 그 친구는 안보이네? 다른 곳으로 갔나봐?

청소부1 : .....예..문제가 있어서 해고 당했습니다

성진 : 아..해고 당했구나? 뭐 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 여기 청소 좀 부탁하고 물건값은 사장한테 알아서 주라고 말하면 알아들을거니까 그렇게 알고...그럼 난 간다

청소부 2 : 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기분이 좀 풀리는 것 같았다...이렇게 행동하는게 나쁜건지는 나도 안다..근데 그게 내뜻대로 되는게 아니라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그리고 난 앞으로 이렇게 살다가는 방법밖엔 없다...


정신병 제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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